최근 10년간 인도네시아 강진과 쓰나미, 중국 쓰촨성 강진, 멕시코 강진, 아이티와 칠레의 강진, 파키스탄 최악의 홍수, 아이슬란드 대형 화산분출 등 21세기의 지구는 이전 세기말에 비해 매우 빈번한 자연재해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불과 얼마 전 일본 연해에 유례를 찾기 힘든 대지진과 쓰나미가 일어났다.
지구온난화가 기상이변은 물론이고 지각변동까지 유발한다?
기후변화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환경론적인 견지에서 보면 ‘인위적인 지구온난화’와 거의 같은 개념이다. 즉 ‘인위적으로 야기되는 온실효과에 의해 지구의 온도가 더워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기후변화, 즉 인류의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기상과 해양에 악영향을 끼쳐 해수면 상승, 홍수, 태풍, 사막화 등을 야기시킨다고 하지만, 지구의 지질에도 영향을 끼쳐 지진이나 화산폭발과 같은 지각변동까지 일으킬 수 있는 것일까?
지상에 있는 빙붕이 녹으면 지각이 위로 솟아오르게 되면서 지진을 유발, 바다 속의 산사태와 쓰나미로 이어지게 된다.
- 런던칼리지 빌 맥과이어 교수, 가디언, 2009.09.06
빙하가 녹으면서 지진을 가져오고 쓰나미가 확대될 수 있다.
- NASA 토니 송 박사, 2009년
해수면의 상승으로 해양에 하중이 추가되면 이로 인해 해저지반이 이동할 수 있고, 대륙 가장자리에도 해양 하중이 더해짐에 따라 지표면을 구부러지면서 인접한 화산들의 마그마가 표면에 더 쉽게 도달하게 만든다. 기후의 조그만 변화에도 화산분출, 지진, 산사태 등의 지질학적 재난들이 촉발될 수 있다.
- The 3rd UCL Johnston-Lavis Colloquium, on the theme of Climate Forcing of Geological and Geomorphological Hazards, 2009.09.15~09.17
선사시대의 지진과 화산 활동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빙하가 녹아 물이 유출되면 거대한 양의 무게가 지각을 들어 올리고, 들뜬 지각이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지진판에 영향을 미쳐 화산 활동을 자극한다. 빙하가 약 1만 년 전으로 퇴각하면, 지중해와 남극 및 캘리포니아의 화산들이 더욱 활동적으로 된다.
- 샤론 베글리, 사이언스저널, 2006년
8십만 년에 걸친 동부 캘리포니아의 화산 활동을 분석한 결과, 빙하가 세계적으로 퇴각했을 때, 화산 활동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결론을 얻었다.
- 알렌 글레이즈너, 노쓰 캐롤라이너 대학, 2006년
빙산의 퇴각이 동부 캐나다의 지진을 초래할지 모르며, 최근 지진의 원인은 후빙하기 지각반등에 있을지도 모른다.
- 페트릭 우 교수, 캘거리대학교, 2006년
극지방이 가벼워지고 적도 쪽이 무거워지니 당연히 지각변동이 생긴다.
위의 주장들을 단순하게 정리하자면, 인위적인 기후변화이든 자연적인 기후변화이든 지구가 더워져서 극지방(고위도 지역)을 누르고 있던 얼음이 녹아 적도 쪽(저위도 지역)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고위도 지역은 가벼워지고 저위도 지역은 무거워지면서 지각판이 이동하고 커다란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최근 100년간 지구의 기온이 급상승해 왔을 뿐 아니라 최근(20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지구온난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자연적인 기후변화의 속도가 아니라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고 있을 정도다. 즉 인위적인 환경파괴가 현재의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인 것이다.
이미 늦어버린 것은 아닐까?
지금까지의 온난화만으로도 커다란 지각변화가 이미 발생하고 있는데다가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제자리 걸음이다. 누가 봐도 빠른 시일 내에 온난화가 멈추고 극지방에 다시 빙하가 생성되기란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미국해양대기청(NOAA) 산하 국립기상데이터센터(NCDC)에 따르면, 작년 2010년은 1880년경 기온을 측정한 이래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벨기에 재난역학연구센터(CRED)에 따르면, 작년 2010년이 지난 20년간 최악의 자연재앙을 겪은 한 해라고 한다.
지금과 같이 느린 속도로,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고 육식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개발한다고 한들 별 소용이 없는 것이다. 인류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파국을 막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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